인스타그램을 통하면 마치 전 세계 누구와도 연결될 수 있을 것만 같다. 그렇다면 미셸 오바마 전 영부인을 만나려면 누굴 통하는 게 가장 효과적일까. 지구 반대편 아르헨티나에 사는 페르난도를 찾으러 가는 길에는 몇 명의 사람을 마주칠까. 누구나 한 번쯤 떠올려 봤을 이런 질문에 대한 답을 구하는 물리학 분야가 있다. 바로 통계물리학이다.
점과 선으로 읽는 세상
통계물리학에서는 사람을 작은 동그라미(노드)로 나타내고, 알고 있는 사람끼리는 선(엣지)을 그어 네트워크로 나타낸다. 이렇게 구성한 네트워크를 물리, 수학적으로 분석해 의미 있는 결과를 도출해낸다. 인적 네트워크의 특징으로는 인플루언서를 꼽을 수 있다. 인스타그램에서 대부분의 사람은 수십에서 수백 명의 팔로어를 가지지만, 천만에서 억 단위의 팔로어를 가진 사람은 아주 소수이다. 이러한 비대칭적 구조에서 수많은 팔로어를 가진 인플루언서들은 인적 네트워크의 지름길 같은 역할을 한다. 개인적, 지리적으로 아주 멀게 느껴지는 사람도 인플루언서를 몇 단계 거치면 금세 연결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인플루언서는 어떻게 탄생했을까. 인스타그램에서 팔로어와 게시물에 좋아요가 많은 사람은 추천 알고리즘을 통해 더 많은 사람에게 노출된다. 그렇기 때문에 이미 유명한 계정에 새로운 팔로어가 생겨나기 쉽다. 이른바 유명한 것으로 유명해지는 것이 가능한 세상이다. 이렇게 팔로어가 팔로어를 부르는 현상을 선호적 연결이라고 한다. 부익부 빈익빈이라는 사회 및 경제학적 현상이 소셜미디어의 인적 네트워크에서도 나타나는 것이다.
이와 같은 인플루언서에 대한 관심은 단순히 과학적 호기심을 충족하는 것 이상의 의미가 있다. 많은 팔로워를 가진 인플루언서들은 한 번에 많은 사람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기업에서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글로벌 대기업들은 소셜미디어의 인적 네트워크를 집중적으로 분석해 마케팅 전략을 수립하는 부서를 운영하고 있고, 인플루언서 마케팅을 전문적으로 대행하는 회사들까지 생겨나고 있다.
통계물리학적 분석은 인적 네트워크에만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전철역이나 버스 정류장을 노드로 나타내고 지나가는 노선에 따라 연결하면 대중교통 네트워크가 만들어진다. 약속 장소로 가는 최단 거리를 찾거나, 새로운 노선이 꼭 지나가야 하는 지역을 선정하는 데에도 통계물리학적 접근법이 쓰인다. 코로나바이러스가 누구를 중심으로 퍼져나가는지, 전력망을 안정적으로 운영하려면 송전망을 어떻게 구축해야 하는지 등의 주제도 마찬가지이다.
인류를 읽는 새로운 도구
이런 네트워크는 얼핏 물리학의 주제가 아니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관련이 없어 보이는 여러 주제에 공통으로 적용되는 근본 원리를 찾아낸다는 점에서 네트워크는 물리학의 영역이라고 할 수 있다. 미국 노스이스턴대 교수 알버트 바라바시는 1999년 네트워크에서 선호적 연결이 비대칭 구조를 만들어낸다는 연구를 발표했다. 이를 계기로 세상을 네트워크로 나타내고 이해하려는 이른바 복잡계 네트워크 연구가 활발히 이루어졌다.
최근 네트워크 연구에서는 단순한 사람 간 연결에서 벗어나 사람이 참여하는 집단까지 함께 연구하는 새로운 시도가 활발하다. 코로나바이러스의 전파와 방지에서 집단은 중요한 역할을 했다. 우리나라에서 일어난 대규모 확산은 코로나 감염자가 종교활동, 시위 등 집단 활동에 참여함으로써 발생했다. 원격 수업과 재택근무 그리고 사회적 거리두기는 모두 집단 활동을 제한하는 수칙들이다.
지난 20년간 네트워크 연구는 세상이 어떻게 연결돼 있는지, 그 연결이 사회현상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는지 밝혀왔다. 이처럼 우리가 어떻게 연결되어있는지 파악하는 일은 우리가 살아가는 데에 매우 중요하다. 지금까지 네트워크 연구는 세상을 읽는 인류의 새로운 도구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충분히 입증했다. 네트워크 연구가 밟아가는 새로운 도전이 우리를 어디로 데려갈지 기대된다.
인스타그램을 통하면 마치 전 세계 누구와도 연결될 수 있을 것만 같다. 그렇다면 미셸 오바마 전 영부인을 만나려면 누굴 통하는 게 가장 효과적일까. 지구 반대편 아르헨티나에 사는 페르난도를 찾으러 가는 길에는 몇 명의 사람을 마주칠까. 누구나 한 번쯤 떠올려 봤을 이런 질문에 대한 답을 구하는 물리학 분야가 있다. 바로 통계물리학이다.
점과 선으로 읽는 세상
통계물리학에서는 사람을 작은 동그라미(노드)로 나타내고, 알고 있는 사람끼리는 선(엣지)을 그어 네트워크로 나타낸다. 이렇게 구성한 네트워크를 물리, 수학적으로 분석해 의미 있는 결과를 도출해낸다. 인적 네트워크의 특징으로는 인플루언서를 꼽을 수 있다. 인스타그램에서 대부분의 사람은 수십에서 수백 명의 팔로어를 가지지만, 천만에서 억 단위의 팔로어를 가진 사람은 아주 소수이다. 이러한 비대칭적 구조에서 수많은 팔로어를 가진 인플루언서들은 인적 네트워크의 지름길 같은 역할을 한다. 개인적, 지리적으로 아주 멀게 느껴지는 사람도 인플루언서를 몇 단계 거치면 금세 연결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인플루언서는 어떻게 탄생했을까. 인스타그램에서 팔로어와 게시물에 좋아요가 많은 사람은 추천 알고리즘을 통해 더 많은 사람에게 노출된다. 그렇기 때문에 이미 유명한 계정에 새로운 팔로어가 생겨나기 쉽다. 이른바 유명한 것으로 유명해지는 것이 가능한 세상이다. 이렇게 팔로어가 팔로어를 부르는 현상을 선호적 연결이라고 한다. 부익부 빈익빈이라는 사회 및 경제학적 현상이 소셜미디어의 인적 네트워크에서도 나타나는 것이다.
이와 같은 인플루언서에 대한 관심은 단순히 과학적 호기심을 충족하는 것 이상의 의미가 있다. 많은 팔로워를 가진 인플루언서들은 한 번에 많은 사람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기업에서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글로벌 대기업들은 소셜미디어의 인적 네트워크를 집중적으로 분석해 마케팅 전략을 수립하는 부서를 운영하고 있고, 인플루언서 마케팅을 전문적으로 대행하는 회사들까지 생겨나고 있다.
통계물리학적 분석은 인적 네트워크에만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전철역이나 버스 정류장을 노드로 나타내고 지나가는 노선에 따라 연결하면 대중교통 네트워크가 만들어진다. 약속 장소로 가는 최단 거리를 찾거나, 새로운 노선이 꼭 지나가야 하는 지역을 선정하는 데에도 통계물리학적 접근법이 쓰인다. 코로나바이러스가 누구를 중심으로 퍼져나가는지, 전력망을 안정적으로 운영하려면 송전망을 어떻게 구축해야 하는지 등의 주제도 마찬가지이다.
인류를 읽는 새로운 도구
이런 네트워크는 얼핏 물리학의 주제가 아니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관련이 없어 보이는 여러 주제에 공통으로 적용되는 근본 원리를 찾아낸다는 점에서 네트워크는 물리학의 영역이라고 할 수 있다. 미국 노스이스턴대 교수 알버트 바라바시는 1999년 네트워크에서 선호적 연결이 비대칭 구조를 만들어낸다는 연구를 발표했다. 이를 계기로 세상을 네트워크로 나타내고 이해하려는 이른바 복잡계 네트워크 연구가 활발히 이루어졌다.
최근 네트워크 연구에서는 단순한 사람 간 연결에서 벗어나 사람이 참여하는 집단까지 함께 연구하는 새로운 시도가 활발하다. 코로나바이러스의 전파와 방지에서 집단은 중요한 역할을 했다. 우리나라에서 일어난 대규모 확산은 코로나 감염자가 종교활동, 시위 등 집단 활동에 참여함으로써 발생했다. 원격 수업과 재택근무 그리고 사회적 거리두기는 모두 집단 활동을 제한하는 수칙들이다.
지난 20년간 네트워크 연구는 세상이 어떻게 연결돼 있는지, 그 연결이 사회현상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는지 밝혀왔다. 이처럼 우리가 어떻게 연결되어있는지 파악하는 일은 우리가 살아가는 데에 매우 중요하다. 지금까지 네트워크 연구는 세상을 읽는 인류의 새로운 도구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충분히 입증했다. 네트워크 연구가 밟아가는 새로운 도전이 우리를 어디로 데려갈지 기대된다.